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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제품 라벨, 얼마나 믿을 수 있을까? 글로벌 인증 마크 완전 정리

by misolsira 2025. 4. 14.

최근 몇 년 사이, 마트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비건이라는 단어를 담은 제품을 자주 볼 수 있게 되었다. 식품은 물론 화장품, 의류, 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들이 비건 인증을 강조하며 소비자의 선택을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비건이라는 표현만으로 그 진정성을 판단할 수 있을까? 비건 제품을 고를 때 과연 어떤 기준과 인증을 믿고 선택해야 하는가? 본 글에서는 글로벌 주요 비건 인증 마크를 중심으로, 그 의미와 신뢰도를 종합적으로 정리해본다.

 

비건 제품 라벨, 글로벌 인증 마크 완전 정리
비건 제품 라벨, 글로벌 인증 마크 완전 정리

 

1. 비건 인증이란 무엇인가, 개념과 기준의 시작점

비건 인증은 해당 제품이 동물성 원료를 포함하지 않으며, 동물 실험 등 동물에 대한 착취 없이 생산되었다는 것을 보증하는 제도이다. 하지만 이 정의는 국가, 인증기관, 제품군에 따라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우선 비건이라는 용어는 본래 식생활에서 유래되었으나, 현재는 화장품, 생활용품, 의류 등 다양한 소비재 산업에서 확대 적용되고 있다. 문제는 비건이라는 단어 자체가 법적 보호를 받는 용어가 아니라는 점이다.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누구나 자의적으로 비건 제품이라고 표시할 수 있는 여지가 있으며, 이러한 배경 속에서 신뢰할 수 있는 인증 마크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비건 인증을 위해 고려되는 주요 요소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제품에 동물성 원료가 포함되어 있는지 여부. 둘째, 제조 과정에서 동물 실험이 진행되었는지의 여부. 셋째, 원재료 공급망 전반에 걸쳐 동물 유래 물질이나 테스트가 개입되지 않았는지의 여부이다. 이 세 가지 요소가 충족되어야 진정한 비건 제품으로 인증받을 수 있다.

2. 글로벌 주요 비건 인증 마크 비교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비건 인증 마크가 존재하며, 이들은 각기 다른 기준과 신뢰도를 기반으로 소비자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다음은 대표적인 글로벌 인증 마크와 그 특징을 설명한 것이다.

 

비건 소사이어티- 영국
가장 오래된 비건 인증 마크로, 1944년에 설립된 비건 소사이어티는 비건 개념의 기원을 제공한 단체이기도 하다. 이 단체에서 발급하는 인증은 비건 플라워로 알려져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높은 신뢰도를 가지고 있다.
해당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모든 원재료에 대해 동물성 성분이 없음을 증명해야 하며, 생산 과정에서도 동물 실험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아야 한다. 원재료 공급망까지 추적하는 점에서 까다로운 인증으로 평가받는다.

 

피타 비건 인증 - 미국
동물 권리 단체인 피타는 크루얼티 프리 비건이라는 인증 마크를 제공한다. 이 인증은 제품이 동물 실험을 하지 않았으며, 동물 유래 성분을 포함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제조업체가 자가 보고한 정보를 기반으로 인증 절차가 진행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심사 기준이 유연하다는 평도 있다.
피타 인증은 비교적 빠르고 저렴하게 취득할 수 있어,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사이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반면, 일부 소비자들은 공급망 전반에 대한 검증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신뢰성 측면에서 다소 아쉬움을 표하기도 한다.

 

리핑 버니 - 미국/국제
리핑 버니 인증은 비건 인증이라기보다는 크루얼티 프리 인증에 가깝다. 즉, 동물 실험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중점적으로 검증한다. 다만, 일부 제품은 리핑 버니 인증과 비건 인증을 함께 받아 동물성 성분과 동물 실험 모두를 배제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한다.
리핑 버니는 CCIC라는 국제 연합체가 운영하며, 까다로운 심사와 주기적인 감사로 높은 신뢰도를 자랑한다.

 

이브 비건 - 프랑스
프랑스 비건 인증기관에서 발급하는 인증이다. 유럽 전역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식품뿐만 아니라 화장품, 패션, 위생용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된다. 이브 비건 인증은 유럽연합의 규제에 맞춰 정교한 심사 과정을 거치며, 제조 과정 전반을 문서화해 검토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브 비건 인증은 특히 유럽 시장에서 신뢰성이 높은 인증으로 분류되며, EU 내에서 유통되는 제품의 인증 기준을 만족하는 경우가 많다.

3. 비건 인증, 얼마나 믿을 수 있을까?

비건 인증 마크는 소비자에게 유용한 기준점을 제공하는 도구이지만, 그것만으로 완전한 보증이 될 수는 없다. 각 인증기관의 심사 기준, 심사 주기, 사후 감사 여부 등이 다르기 때문에, 소비자는 마크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고 비교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일부 기업은 비건 인증을 받지 않고도 제품에 비건 스타일, 식물 유래 성분 등의 표현을 사용하여 소비자에게 혼란을 야기하기도 한다. 이러한 표현은 법적 기준 없이 사용될 수 있으며, 동물성 성분이 일부 포함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소비자는 성분표를 직접 확인하거나, 신뢰할 수 있는 인증기관의 로고가 부착되어 있는지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한 제품이 비건 인증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반드시 친환경 제품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비건 인증은 동물성 배제와 동물 실험 미실시를 중심으로 하며, 탄소배출량이나 생분해성 여부 등 환경적 요소는 별도의 친환경 인증을 통해 검토해야 한다.
결국, 인증 마크는 소비자가 자신의 가치 기준에 맞는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참고 자료일 뿐, 그 자체로 절대적인 판단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인증 마크의 의미와 한계를 이해하고, 각자의 소비 철학에 맞춰 판단하는 태도가 더욱 중요하다.

 

정보의 해독력이 곧 소비자의 힘
비건 시장은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고, 이에 따라 다양한 제품과 인증 마크가 소비자 앞에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마케팅적 활용과 소비자 혼란이라는 그림자도 존재한다.
신뢰할 수 있는 비건 인증 마크는 올바른 소비를 유도하는 중요한 도구이다. 하지만 그 이면의 기준과 과정, 인증기관의 철학까지 함께 들여다볼 때 비로소 우리는 진정한 의미의 지속가능한 소비자가 될 수 있다.
이제는 제품의 겉표지만이 아니라, 그 뒷면까지 해석할 수 있는 정보 해독력이 소비자에게 요구되는 시대이다. 인증 마크의 상징이 갖는 힘은 결국 소비자의 인식 수준에 의해 결정된다. 눈에 보이는 마크 너머의 의미를 이해하고, 나의 가치에 맞는 소비를 실천하는 것이 곧 가장 강력한 선택의 힘이 될 것이다.